ChatGPT와 교육 혁신 이슈 (표절, 학습 격차, 평가)
생성형 인공지능인 ChatGPT는 교육계에 큰 변화를 불러오고 있습니다. 학생들이 과제를 작성하거나 정보를 탐색할 때 ChatGPT를 활용하면서, 효율성과 창의성이 향상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동시에 표절, 학습 격차, 공정한 평가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ChatGPT가 교육 현장에 미치는 실제 영향과 주요 논란들을 중심으로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표절 문제,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을까
ChatGPT를 활용한 과제 제출이 늘어나면서 가장 먼저 제기된 문제는 ‘표절’입니다. 학생들이 AI가 생성한 내용을 그대로 복사해 제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교육기관들은 진위 판단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에세이, 보고서, 발표자료 등 주관식 평가에서 ChatGPT의 활용 여부를 명확히 가리기 어렵다는 점에서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ChatGPT는 기존에 존재하는 인터넷상의 방대한 정보를 기반으로 답변을 생성하기 때문에, 표절 여부가 명확하지 않은 ‘중간지대’가 많습니다. 기존 표절 감지 시스템은 동일 문장 복사에 민감하지만, ChatGPT가 만들어낸 문장은 유사성을 낮게 유지하기 때문에 감지가 어렵습니다. 이러한 ‘회피형 표절’은 학생의 성찰적 학습을 저해할 수 있고, 나아가 창의력이나 비판적 사고력의 퇴보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국내외 여러 대학에서는 AI 사용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도입하고 있으며, AI 사용 여부를 명시하도록 의무화하거나, AI가 만든 초안을 수정한 ‘개인화된 결과물’만 허용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습니다. 교사 역시 과제 방식 자체를 객관식 중심에서 토론, 인터뷰, 실시간 작성 중심으로 바꾸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ChatGPT는 도구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이 도구를 무비판적으로 사용한다면 학습이 아닌 단순 복사로 교육이 퇴색될 수 있습니다. 학생들에게는 AI 활용 윤리 교육과, 창의력 발현을 유도하는 평가 방식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학습 격차, 오히려 커지고 있다?
AI가 교육 도구로 활용되며 누구나 쉽게 지식에 접근할 수 있는 ‘교육 평등’이 실현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로는 정반대의 결과가 보고되고 있습니다. 바로 'AI 활용 능력'의 차이에서 오는 학습 격차입니다. 예를 들어,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학생들은 ChatGPT를 통해 질문을 최적화하거나, 필요한 정보를 추출하고 재구성하는 능력을 빠르게 익히고 있습니다. 반면,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거나 언어적 표현력이 부족한 학생은 같은 도구를 제공받아도 그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합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 격차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배움의 질' 자체를 결정짓는 요소가 됩니다. 또한 ChatGPT는 영어 기반의 AI이기 때문에, 영어 실력이 좋은 학생일수록 더 자연스럽고 정확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언어 능력 격차도 교육 불균형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가정 환경 역시 중요한 변수입니다. AI 학습 도구를 잘 활용하는 학생들은 대부분 사교육이나 가정 내 지도가 잘 이루어지는 환경에 있습니다. 반면 정보 접근성이 낮은 가정에서는 AI가 오히려 학습에 혼란을 주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학교는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강화하고 있으며, AI를 교육에 활용하는 방법에 대한 공교육 차원의 표준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AI 시대의 교육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누구나 공정하게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형평성 중심 설계’가 되어야 합니다.
평가방식, 이제는 다시 생각할 때
기존 교육은 ‘지식의 암기와 재현’ 중심으로 평가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ChatGPT처럼 정보를 자동으로 생성해주는 AI가 보편화되면서, 이런 평가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학생들은 간단한 명령어만 입력해도 높은 수준의 답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시험이나 과제에서의 창의성, 사고력, 표현력 등을 공정하게 측정하기 어려워졌고, 학생들의 실질적인 학습 성과를 평가하는 데 한계가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교육 현장에서는 새로운 평가 방식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AI 사용 여부를 감안한 평가 기준 도입’, ‘실시간 피드백 기반의 수업형 평가’, ‘학생의 사고 과정을 평가하는 서술형 중심 평가’ 등이 있습니다. 또한 일부 대학은 AI 사용을 전제로 한 ‘AI 협력 과제’를 도입하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ChatGPT의 초안을 바탕으로 학생이 자신의 경험, 관점, 분석을 덧붙여 최종 결과물을 제출하게 함으로써, AI와의 협업 능력을 함께 평가하는 방식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기적으로는 혼란을 야기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교육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입니다. 지식 전달 중심에서 ‘비판적 사고’, ‘창의적 문제 해결력’, ‘AI 활용 능력’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이동 중입니다. AI 시대에는 더 이상 ‘얼마나 많이 아는가’보다, ‘어떻게 사고하고 적용하는가’가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되어야 합니다.
ChatGPT는 교육을 혁신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지만, 그만큼 새로운 문제도 함께 등장하고 있습니다. 표절 논란, 학습 격차, 평가 기준의 붕괴 등은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교육 철학과 직결된 사회적 이슈입니다. 이제는 기술의 도입을 넘어서, 이를 교육에 어떻게 통합하고 조율할 것인지에 대한 총체적 재설계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교육계, 정책당국, 가정이 함께 고민하며 미래 교육의 기준을 만들어가야 할 때입니다.